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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투명해진 미북 정상회담, 20년만의 인도 장관 방북과 상관관계는?

미국의 부탁 혹은 인도의 동북아 틈새시장 확보 노림수?



영국 BBC가 인도가 20년 만에 처음으로 북한에 장관을 파견했다고 보도했다.

 

인도의 어떤 장관도 19989월 이후로 북한을 방문한 적이 없다. 당시 여당인 인도국민당이 이끌던 연합의 공보부 장관 무크타르 아바스 나크비가 평양에서 열린 영화제에 참가한 것이 마지막이었다.

 

이번 방문은 더 큰 의미가 있다. 전 인도 육군참모총장이자 외교부 차관인 싱은 북한의 다양한 장관급 인사들과 정부 관료들을 만났다. 이번 주 초에 열린 이틀간의 회의는 “두 국가 간 정치, 지정학, 경제, 교육, 문화적 협력”을 다루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런 비상한 외교적 활동이 남한과 북한이 10여 년 만에 정상회담을 개최한 지 몇 주 지나지 않아서 또 다음달로 예정된 미국과 북한의 역사적인 첫 회담을 위한 준비가 한창인 시점에 일어났다는 것이다. 미국이 일방적으로 핵 포기를 주장한다면 북한은 회담 약속을 철회하겠다고 선언한 지금, 상당한 기대와 주목을 받고 있는 612일의 트럼프-김정은 회담은 불확실해졌다.

 

그렇다면 인도는 이런 분주한 외교 분위기 속에서 뒤쳐지지 않고 자신들의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 북한과 다시 접촉할 타이밍으로 지금 이순간을 고른 것일까? 아니면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위한 호의를 베푸는 것일까?

 

많은 사람들이 인도와 북한이 45년간 꾸준히 외교관계를 유지해왔다는 사실을 잊고 있다. 그들은 서로 델리와 평양에 조그만 대사관들을 보유하고 있다. 두 나라는 문화적 교류 프로그램을 진행해왔으며, 과학기술협력에 위한 협정 역시 맺고 있다. 북한 외교관들이 델리에서 인도 내 외교관을 위한 강좌를 수강하기까지 했었다. 인도는 UN 프로그램을 통해 평양에 식량을 제공했다. 2004년 쓰나미가 인도를 휩쓸자, 북한 또한 인도를 위해 3만 달러를 기부하며 호의에 보답했다.

 

인도에서 북한으로 마지막으로 장관을 보낸 지 20년이 지났지만, 평양의 고위 관료들은 수년간 지속적으로 인도를 방문했었다.

 



 

2015415, 북한 외무상은 델리를 방문해 자신의 카운터파트인 인도 외교부 장관에게 인도주의적 지원을 요청했었다. 같은 해 9월에는 인도의 외교부 차관이 델리에 있는 북한 대사관을 방문해 북한 해방절을 축하했다이 자리는 공식적인 석상에서 최초로 장관급 인사가 인도 정부를 대표한 순간이었다. 인도의 내무부 부장관 키렌 리지주는 “양측의 대규모 무역 통상을 기반으로 한 관계야 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2013년 당시의 인도는 중국과 남한을 제외하고 북한의 가장 중요한 무역 상대였을 것이다. 인도는 북한에게 공업용 화학물질, 원유, 그리고 농산품을 주로 수출했으며, /건과류, 천연 고무풀, 아위 등을 수입했다. 2017년 북한의 미사일 실험으로 인한 UN의 새로운 경제제재에 따라 인도는 북한과의 거의 모든 무역을 금지한 뒤, 2014년도에 20억 달러에 달하던 북한과의 상호무역액을 약 13억 달러까지 줄였다.

 

“인도는 북한과 외교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몇 안 되는 국가들 중 하나다. 북한에게 있어 인도는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는 출입문인 것이다. 두 국가는 장기적인 저밀도 외교관계를 맺고 있다”고 델리 소재 국방분석연구소 연구위원이자, 인도의 극동아시아 개입 전문가인 프라샨트 쿠마르 싱 연구원이 말했다.

 

인도는 작년에 평양에 남아 있는 외교관 수를 줄이라는 전 미 국무장관 렉스 틸러슨의 제안을 거절했다. 인도의 수슈마 스와라지 외교장관은 틸러슨 장관에게 “북한과 소통의 여지를 남기기 위해서라도 우방국 대사 몇 개 정도는 남겨두는 편이 당신들에게 좋을 것”이라며 날카롭게 받아 쳤다.

 



 

델리(인도)는 평양(북한)이 싱 장관에게 “최근 한반도에서 전개되고 있는 사안의 개요”를 제공했으며, 싱 장관도 한반도 평화유지 계획에 대한 인도의 지지를 재차 강조했다고 전했다. 그럼 과연 싱 장관의 방문이 ─지금은 불확실해진─ 다가올 트럼프와 김정은 간 회담과 관련되어 있었일까?


싱 박사는 “짐작 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이번 회담을 위태롭게 만들고 싶지 않겠죠. 어쩌면 이번 인도 고위급의 방북은 미북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한 인도의 지원을 미국 측이 요청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인도가 작은 역할이나마 담당할 수 있습니다. 이 문제에 관해 당사국은 아니지만 북한과 원만한 관계를 맺고 있는 역내 유일한 나라이기 때문이죠.” 고립된 세습 정권과 협상을 진행해야 하는 껄끄러운 현 상황에선 분명히 대단해 보이진 않아도 흔치 않은 우방국은 도움이 될 수 있다.



(번역: 글로벌디펜스뉴스 외신번역기자 이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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