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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독감 귀환, 역사상 전쟁보다 바이러스 사망자 多

응답하라 1968...홍콩 독감의 기억



홍콩의 유력 일간지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13일 50년 전 예고도 없이 들이닥친 뒤 전세계를 휩쓸며 수백 만의 사망자 낸 홍콩 독감 사건에 대해 보도했다. 

공식 명칭은 바이러스 H3N2, 전염성이 극도로 강해, 발생 직후 홍콩 시내의 병원은 순식간에 환자들로 넘쳐났고, 아시아, 오스트레일리아,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유럽, 미국으로 퍼지기 전에 벌써 홍콩 인구의 15%인 50만 명이 감염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50년 전인 1968년 7월 13일 홍콩에서 첫 독감 환자가 보고됐다. 그 후 여섯 달 동안 베트남, 싱가폴, 인도, 필리핀, 오스트레일리아, 아프리카, 남미, 유럽으로 확산되자  1백만 명 이상이 사망하고 말았다. 

미국도 무사할 수 없었다. 베트남전에서 돌아오는 군인들의 몸에 실려 캘리포니아에 상륙한 홍콩 독감은 한동안 잠복하고 있다가 1968년 12월부터 대대적인 공격을 시작했고, 세계적으로도 그 해 12월과 다음해 1월까지 두달간 사망자 수가 정점을 찍었다.  

1918년에 창궐해서 2천 5백만에서 5천만 명 사이의 사망자를 낸 스페인 독감에 비해 치사율은 다소 낮았다고 말할 수 있지만, 홍콩 독감은 전염성이 매우 강했다. 일단 감염되면 4, 5일이나 길면 2주간 증상이 지속됐는데, 환자들은 호흡기 증상과 오한, 발열, 근육통, 무기력을 호소했다.

당시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1968년 6월 24일 갑자기 병원에 환자들이 들이닥치기 시작했고, 홍콩 보건 당국과 의료기관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 의사들은 병원을 꽉 메운 환자들에게 집에 가서 휴식을 취하며 독감이 나을 때까지 누워있으라고 권고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리고 개인의 취향에 따라 아스피린, 차, 레몬 음료, 위스키, 브랜디 등을 처방하기도 했다. 
 
다음 날인 6월 25일 공공서비스와 산업이 마비됐다. 특히 홍콩 전화국 및 전력회사는 직원 3분의 2 이상이 독감에 걸려 정상적인 업무가 불가능했다.  

그리고 독감은 인간에게만 전염된 것은 아니었다. 

1969년 5월 1일 UPI 뉴스는 캘리포니아 샌디에고의 씨월드에서 사육 중인 고래 세 마리가 홍콩 독감에 걸린 것으로 판명되었다고 보도했다. 수족관 측은 샤무, 킬로이, 라무라는 이름의 고래들에게 항생제를 넣은 고등어를 먹이로 주었다. 세 마리 중에서도 가장 심한 건 라무였는데 여섯 시간마다 375알의 항생제를 먹었다고 한다.  




한편 1970년 1월 뉴욕타임즈는 당시 발생한 독감 중 최소 세개 이상이 중국 본토에서 시작되었다는 보도를 내놓았다. 홍콩 퀸메리 병원의 의사 장와이콴은 한 국제학술회의에서 ‘1957년 아시아를 강타한 독감은 중국에서 발생한 것이 확실하며, 1968년의 홍콩 독감도 같은 경로를 통해 상륙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20세기 최악의 전염병으로 지목되고 있는 스페인 독감 역시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스페인에서 생겨난 것이 아니라 중국에서 발생한 것으로 의심된다는 발표가 있었다. 

영국 의학 저널은 ‘1918-1919년 전세계로 퍼져나간 스페인 독감은 중국의 한 마을에서 기원되었던 걸로 보인다’라고 지적하고 있고, 미국 국립 전염병 센터는 ‘1889년 러시아 서부에서부터 유럽으로 퍼져나갔던 치명적인 독감은 사실은 중국 내륙에서 발생했다’라는 조사결과를 내놓았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TO)의 ‘1969년 홍콩 독감 보고서’에서는 전염병이 발생한 직후 기민한 움직임으로 바이러스를 고립시키고 빠른시간 안에 백신을 개발한 홍콩의 대처능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당시 홍콩 당국은 국내외 여러 기관들과 신속히 공조하며 바이러스를 한 곳에 묶어두는 한편, 그 성질을 규명하고나서 백신개발까지 빠르고 조직적으로 진행했다. 바이러스가 발생하고 나서 국가기관이 그것의 심각성을 파악한 후 신속히 특성을 분석하고 대처하는 일은 상당히 어렵다” 라고 보고서는 설명하고 있다. 

오늘날에도 다양한 바이러스는 우리 주변을 돌아다니고 있다. 해마다 새로운 종류로 진화해서 나타나기 때문에 기존의 백신이 강력한 효과를 발휘하기도 어렵다.
  
의학기술의 발달로 사망자수는 줄어들고 있으나 계절 독감은 여전히 치명적이다. 이번 달 홍콩에서 발생한 9세 여아의 독감 사망은 2018년에만 벌서 세번째다. 

1997년 18명이 감염돼서 6명이 사망한 H5N1 조류 독감은 조류에서 인간에게 감염된 첫사례로 기록되고 있다. 그해 12월말 홍콩 당국은 바이러스 방지를 막기 위해 1백3십만 마리 닭을 살처분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2009년 홍콩에서 발생한 돼지 인플루엔자는 아시아에서 발생한 첫사례로 알려져 있으며, 2003년에는 1,755명이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에 감염되고 그중 299명이 사망했다.

2015년 대한민국은 메르스 사태로 전국민적인 불안과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경험했을뿐 아니라 해마다 조류 인플루엔자로 수백에서 수천만 마리의 닭을 살처분하고 있다. 


(번역 : 글로벌디펜스뉴스 외신번역기자 이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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