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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록: 들어본 적 없는,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회사

- 레고랜드 최대 투자사임에도 알려진 바 거의 없어
- 세계 최대 자금력 휘두르며 말안듣는 기업 손봐
- 각국 정부에 금융정책 조언하며 정보수집
- 내부 정보와 회전문 인사 이용해 초고속 성장

레고랜드 사태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레고랜드의 투자사는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사모펀드사인 블랙록(BlackRock)이다. 이 블랙록이 최근 파산 신청을 했다가 말았다가, 하루에도 수십건의 관련 기사가 쏟아지지만 정확한 내용은 쉽게 파악하기 어렵다. 특히 국내에는 블랙록과 레고랜드 간 관련성 조차 소개되지 않고 있다. 블랙록에 대해 좀 알아봐야겠다. 지난 2018년 미국 플로리다 지역 매체인 Ocala StarBanner에서 소개한 이 음험한 회사에 대해 살펴보자.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0여년간 대규모 자산관리자들이 생겨났다. 아마도 현재 전 세계에서 블랙록보다 금융시장과 정부에 더 큰 영향력과 지배력을 가진 회사는 없을 것이다.


정치평론가들은 헤지펀드와 사모펀드에 대한 공격에 나섰지만 블랙록만 해도 모든 사모펀드와 헤지펀드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자산을 통제하고 있다. 이 회사는 미국 상장 대기업의 절반 이상을 최소 5% 이상 소유하고 있다.


이 엄청난 의결권은 종종 주주 싸움에서 경영진 측에 이점을 주었다. 때문에 산업계 전반에 걸쳐 이 회사와의 공동 소유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다. 블랙록은 미국 6대 은행의 최대 또는 2대 주주이다. 다른 업계에서도 블랙록이 비슷한 공동소유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 블랙록의 공동소유권이 업계 경쟁과 임원 급여에 어떻게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한 증거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임원들은 자사 주주들이 보유중인 경쟁업체와 적극적으로 경쟁에 뛰어들 의욕을 상실할 뿐 아니라 공동소유권이 걸린 업체들의 임원 급여는 꽤 부풀려진다는 사실이 몇몇 연구에서 지적된 바 있다.


그리고 이제 블랙록은 투자에 대한 영향력을 보다 직접적으로 행사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블랙록의 최고경영자 래리 핑크는 대부분 자신이 상당한 지분을 갖고 있는 주요 공기업 CEO들에게 편지를 보내 "기업은 사회적 목적을 위해 봉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핑크는 이미 정책 토론에 입김을 넣기 위해 공기업에 대한 자신의 막대한 권력을 휘두르며 그의 도덕적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 기업들로부터 투자를 밀어내고 있다. 그러나 그가 화석 연료 회사와 같은 글로벌리스트들이 용인할 수 없는 기업들을 먹이감으로 삼다 보니, 사내 이해 상충이 만연된 회사와 각국 정부와의 자기 거래 비즈니스 모델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등의 골칫거리들이 생긴다.


블랙록은 컨설팅 부문인 블랙록 솔루션을 통해 각국 정부에 통화 및 금융 정책에 대해 조언해준다. 한편 세계 어느 회사보다도 많은 자금을 장악한 블랙록은 내부 정보를 갖고 있는 자신의 컨설팅 부서에서 자산을 사들이고 있다.


블랙록 솔루션이 전 세계 정부들에 조언을 해주면서 여러 우려들이 제기돼 왔다. 이 회사는 부서간 "만리장성(그만큼 관련성이 멀다는 뜻)"이 존재한다고 주장하지만, 공적 자금 사용을 감시하는 비영리 단체인 Campaign for Accountability(회계책임 캠페인)의 새로운 보고서는 직원들이 조직 내 잦은 부서이동을 보인다고 밝혔다.




이 감시단체는 또한 블랙록이 정부들과 형성한 회전문에 대해 파고들었다. 블랙록은 2004년 이후 최소 84명의 전직 정부 관료, 규제 담당, 중앙은행 인사들을 고용했다. 회전문은 미국 바깥까지 뻗어 있다. 조지 오스본 전 영국 총리는 일주일에 단 하루 일하는데 85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다. 전 세계 다른 공무원들도 이 회사에 합류했다.


2016년, 다들 핑크가 힐러리 클린턴의 재무장관이 되리라 예상했다. 그런 일은 없었다. 하지만 그 <회전문>은 성과를 거둔 것 같다. 블랙록이 그 정도로 권력 핵심에 접근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금융위기 이후 회의 일정표와 통화 내역으로, 백악관, 재무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고위급들과 블랙록 임원들이 약 400번이나 대화를 나눴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여러 이점들 중에서, 그리고 방대한 포트폴리오에도 불구하고, 블랙록은 다른 대형 금융 기관들을 대상으로 실행된 것과 같은 유형의 규제를 피했다.


블랙록은 지난 10여년 동안 급격한 성장을 보였다. 그러나 한 기업이 대부분의 상장 기업을 상대로 유례없는 장악력을 갖게 되고, 전 세계 정부를 상대로 가공할 영향력을 가질 정도로 커지면, 기업이 그 힘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그리고 일개 기업이 얼마나 막강해져도 되는지 대한 우려가 제기돼야만 한다. 


그러나 이 블랙록이라는 세계 최강 글로벌 기업의 국내 정치 개입에 대해 우리나라 주류언론들중 단 한 곳도 입을 열지 않고 있다. 이번 레고랜드 사태는 강원도라는 지자체 한 곳만의 문제가 아니다. 가뜩이나 코로나19 이후 급격한 인플레와 산업부진으로 국가 경제 전체가 위태로운 상황에서 투자심리 자체가 사라져버리는 재앙적 금융 쓰나미가 불어닥칠 지도 모른다는게 경제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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