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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군부사관 성추행사건, 간부들의 조직적 은폐 정황 드러나

육군본부에 보고해야하는 규정을 위반하고 부대 내에서 무마하려해

국회 국방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이철희(비례대표)의원은 10일, 육군 모사단에서 발생된 여군 부사관 성추행 사건을 해당 부대 간부들이 조직적으로 은폐 및 무마하려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지난 6월, 육군 3군사령부 소속 모 부대의 여군 부사관 A하사는 간부 회식에서 상급자인 부대 기무보좌관 B상사로부터 성희롱 및 성추행을 당했다. 

기무보좌관 B상사는 A하사의 손을 잡고, 어깨를 만지고, 등을 쓰다 듬으며 “너 좋아하는거 알지, 라면 먹고 2차 가자”라는 발언을 하며 A하사를 향해 입술로 뽀뽀하는 시늉을 하였고, 엉덩이를 손으로 2~3회 가량 툭툭 쳤다. 

A하사는 다음날 소속 대대장에게 해당 사실을 보고했으나 대대장은 같은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성추행 사실을 양성평등상담관에게 이야기하면 A하사한테 득 될게 없다. 그냥 끝내라, 본인도 그런 경험이 있었는데 사과 받고 끝내는게 좋다”는 발언을 했다. 뿐만 아니라 A하사가 양성평등상담관에게 성추행 피해 사실을 알리려고 하자 “잘 생각해라, 상담관한테 전화한 건 헌병대 감찰 등의 수사를 각오 하는거고 이후 책임은 너에게 있다. 부대를 와해시키는 것이다. 

대대를 위해 그냥 넘어가라, 그 이후에 발생되는 문제는 대대장이 조치해 줄 수 없다. A하사로 인해 회식 참석했던 인원들도 힘들어졌고 부대 분위기도 안 좋아졌다”고 말하는 등 도리어 피해자인 A하사에게 협박성 발언을 하며 사건을 무마시키려고 했다.

A하사의 성추행 피해 사실을 접수한 양성평등상담관은 규정에 따라 육군본부 제출용 보고서를 작성하여 참모장 보고를 진행하고자 했는데 참모장 보고 자리에는 가해자인 기무보좌관 B상사의 상관인 기무부대장이 동석하고 있었다. 참모장은 양성평등상담관에게 A하사가 상급 부대에 보고되는 것을 원치 않고 기무보좌관 B상사의 사과와 인사 이동을 원하니 요구사항 대로 처리하라고 지시했다. 

사단장도 참모장에게 해당 내용을 보고 받았지만 별도의 조치를 지시하지는 않았다. 육군 규정에 따르면 성추행 사건의 경우 인지 즉시 육군본부에 성 폭력 사고 보고를 하도록 되어 있다. 해당 규정과 다르게 참모장과 사단장은 사실 상 사건을 부대 내에서 덮으려고 시도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참모장은 기무보좌관 B상사가 A하사에게 사과한 직후 A하사가 이 문제를 다시 거론하거나 문제 삼지 않겠다는 확약서를 쓰도록 했다. 기무부대장 또한 A하사를 본인의 사무실에 불러 면담을 하고 직접 찾아가기도 하는 등 피해자 A하사를 회유한 정황이 의심된다.

당초 약속한 기무보좌관 B상사의 인사이동이 기미가 보이지 않자 A하사는 해당 사건을 군 헌병대에 신고했고, 기무보좌관 B상사는 구속되었다. 또한, 사건 보고 미비로 개최된 징계위원회에서 대대장은 피해자 협박 부분이 전혀 논의되지 않은 채 감봉 1개월 처분을 받았고, 양성평등상담관은 상부의 지시로 육군본부 보고를 하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무혐의 조치되었다. 참모장과 사단장은 징계 대상에서 조차 제외되었다.

이철희 의원은 “군대 내 성폭력 근절 대책이 마련돼도 간부들이 피해 사실을 은폐하려 하는 폐쇄적 문화를 뿌리 뽑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하다”며 “성 폭력 사건에 대한 신고 및 보고 절차를 강화하는 등 성 군기 확립 대책을 근본적으로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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