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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을 통한 자동화는 노동의 종말이 아니다

로봇을 통한 자동화는 노동의 종말이 아니다

(이미지: Getty Images)


언젠가는 로봇으로 인해 인간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이 들린다. 그렇지만 EU집행위원회 유럽정책전략센터 센터장 정책보좌관인 레오나르도 콰트루치(Leonardo Quattrucci) 이에 대해 반드시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일자리의 미래에 관한 논의는 단순히 자동화 논란에서 머무르지 않는다. 기계 때문에 인간은 경쟁 우위를 갖도록 자극을 받고, 연결성이 더 개선되고 공정한 경제 체제로 발전하게 된다는 것이다.

요즘 사람들은 무슨 고민을 할까?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이 질문에 대해 ‘실업’이라 답할 것이다. 일은 나와 내 가족을 부양하는 수단일 뿐만 아니라, 열망해오던 나 자신이 되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장해준다. 보다 넓은 사회적 계약의 일부로서 우리의 노력에 의미와 리듬을 부여하는 것이다. 소위 ‘다중 위기(Polycrisis)’와 광범위한 경제 변화의 시대에 자동화로 인한 노동의 종말을 예상하며 우리가 가진 소중한 것을 잃을까 두려워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사람들의 주요 고민 (16~64세 성인표본. 2016년 9월 기준, 18,014명 / 2016년 8월 기준, 18,042명)

사람들의 주요 고민 (16~64세 성인표본. 2016년 9월 기준, 18,014명 / 2016년 8월 기준, 18,042명)


로봇을 이용하여 저렴하고 더욱 신속하게 반복 업무를 처리하여 더 우수한 품질까지 달성할 수 있다면, 사람들이 우려하듯 실제로 인간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 그러나 기계로 인해 인간만의 경쟁 우위를 확보하도록 자극을 받게 된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더 인간다운 일, 창의력과 사회 지능, 대인관계를 요하는 비반복적 작업은 변화에 탄력적으로 적응하는 인간의 특성을 돋보이게 한다.

일자리의 미래는 자동화를 뛰어넘어 모두가 공정하게 누리는 기회와 접근성을 의미한다. 기업가가 되는 것과 취업을 하는 것은 모두 동등하게 중요하다. 또한 일자리의 미래는 경제·사회적 가치의 보존, 공유, 전파 및 창출을 활성화하는 새로운 방식을 뜻한다. 지식과 기술의 발전은 이미 인간에게 다양한 신기술과 솔루션을 선사해왔고, 이는 3C 즉 순환(Circular), 협력(Collaborative), 연결성(Connective)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일자리의 미래에 대한 고찰

21세기에서 진보란, 아주 어려운 경제 및 사회 문제를 푸는 것과 같다. 인간이 지구의 경계에 도달하고 실업이 가장 큰 우려 대상으로 떠오르는 현재, 더 이상은 천연자원과 인적 자원 모두 낭비할 수 없다. 여기서 순환경제가 답이 될 수 있다.

예컨대 건물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투자하면 환경 오염원의 배출을 줄이고 에너지 사용료 절감이 가능한 에너지 효율적인 집을 건축할 수 있다. 또한 더 ‘스마트’한 아파트를 건설하게 되면 지난 2008년 금융위기로 강한 타격을 받은 건설 노동자들이 다시 노동시장에 투입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노동자들은 신기술을 갖추게 된다.

마찬가지로 라스트 마일 워크(Last Mile Works, 링크) 같은 프로젝트는, 일반적으로 수동적 경제 활동을 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재소자들을 디지털 기업가로 육성하여 수감중에도 경제 활동을 할 수 있게 해주고, 출소 후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준비시켜 준다.


미국의 반복·비반복 업무 동향 (이미지: 2013년 OECD 직업역량 전망(OECD Skills Outlook 2013), OECD)

미국의 반복·비반복 업무 동향 (이미지: 2013년 OECD 직업역량 전망(OECD Skills Outlook 2013), OECD)


가치는 발견하고 보존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모두가 공유하고 누릴 수 있어야 한다. 협력이 점차 증가하는 경제에서는 이러한 가치 공유가 더 가능해진다. 뉴욕 브루클린에서는 피어투피어(Peer-to-Peer) 에너지 교환을 더욱 활성화하고 에너지를 사용하지 못하는 빈곤층을 구제하기 위해 공유경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링크) 예를 들어 한 가정에서 태양 전지판으로 생산한 전력이 남을 경우, 이 잉여 전력을 폐기하지 않고 지역마다 정해진 가격으로 즉시 필요한 곳에 이전할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하루 중 주차해두는 시간이 92%에 달하는 자가용을 당장 이동수단이 필요한 사람과 공유하여 모두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법도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만일 우리가 아직 연결된(Connective) 경제 체제에 진입하지 않은 상태라면, 그 순환적이고 협력적인 혁신은 그리 효율적으로 일어날 수 없을 것이다. 연결성 덕에 클릭 한 번만으로 드론을 작동시켜 농촌 지역에 의약품을 운송(링크)하여, 구급차가 도달할 수 없는 지역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 드론의 핵심 부품은 이제 15분만에 제작이 가능하며, 가격도 8달러 수준으로 낮아져 누구나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연결성은 상상력의 저변을 확장하여 해결이 불가능해 보이는 문제에 대해 솔루션을 떠올리게 해주고, 얼마 전만 해도 SF영화에나 등장하던 새로운 직업을 현실로 이끌어 내준다.

또한 연결성 덕분에 더 많은, 혹은 모든 인재를 미래 직장으로 유도할 수도 있다. ‘스티븐스(Stevens)’ 같은 이니셔티브(링크)는, 가상 교류를 통해 다문화 역량을 배양하고 오늘날의 이주 아동을 다양성이 뛰어난 미래 인재로 육성한다. 노인과 장애인이 신체적 한계를 극복하고 디지털 직장을 갖게  된다. 여성 또한 성차별이라는 마지막 장벽을 무너뜨릴 수 있다.


(이미지: EU 집행위원회)

(이미지: EU 집행위원회)


순환과 협력, 연결성의 렌즈를 통해 일자리의 미래를 들여다보면 더 이상 자동화로 인한 노동의 종말로 보이지 않을 것이다. 3C는 폐기물을 최소화하고 더 많은 사람이 누릴 수 있는 이익을 극대화하는 경제의 속성일 뿐만 아니라, 공동체 속에서 살아가는 동시에 개인의 역량을 강화하는 네트워크로 연결된 사회의 특성이기도 하다. 이는 특정 문제를 체계적 기회로 전환하고 우리가 바라는 일자리의 미래를 조성할 수 있게 해주는 결정적인 능력이다. 이렇듯 21세기에서 결속력은 윤리적 속성일 뿐아니라 사회경제적으로도 의미가 있음을 보여준다. 로봇은 이런 역량을 알아보거나 갖출 수 없다.

 이 글은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의 의제(Agenda) 블로그에 실린 글입니다. 레오나르도 콰트루치는 EU집행위원회 유럽정책전략센터 센터장 정책보좌관이며. 이 글에 게재된 모든 의견은 저자 개인의 견해로, GE리포트의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사진 및 자료출처 = GE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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