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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심으로 설계한 T-50, 1000대 '수출가능'

[광복70주년 특집] 한국항공우주산업의 경쟁력 어디까지 왔나? - 제2편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항공기 개발을 하고자 준비하였을 때, 대한민국에는 항공기 설계를 해 본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스위스의 P사에 항공기 설계기술을 배워오라고 기술진들을 보냈다. 이것이 대한민국 항공기 독자개발의 시작이었다.

 

스위스로 날아간 우리 기술진들이 필기를 너무 열심히 하자 기술유출을 걱정한 스위스 P사는 공장에 입장할 때 필기구 지참을 금지시켰다. 그러자, 우리 기술진들이 담배각을 줄자대용으로 사용하여 각종 치수를 재고, 각 구멍마다 담배를 넣어 대략적인 사이즈를 잰 다음, 쉬는 시간에 화장실에서 수첩에 기록하고 이를 저녁에 호텔에 돌아와서 한국에 팩스로 보내 설계에 반영시킨 것이다.

 

이런 노력 끝에 탄생한 것이 우리 군이 사용하고 있는 KT-1 ‘웅비호이다. 이렇게 시작된 대한민국의 항공기술 독립을 위한 몸부림은 T-50 초음속 고등훈련기에서 꽃을 피우면서, T-50 고등훈련기와 이를 개조한 F/A-50 전투기를 수출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초음속 항공기 독자개발의 꿈이 실현된 것이다.

 

 


항공기 개발기술, 한번 탈락하면 영원히 뒤쳐지는 냉혹한 세계

 

T-50 개발사업은 F-16을 한국에서 면허생산하는 사업이었던 KFP 사업을 통해 기술이전을 받으면서부터 시작되었다. 기존에 F-5 제공호 전투기와 UH-60 면허생산을 하였던 대한항공을 제치고 엔진을 면허생산 하였던 삼성항공(현재 한국항공우주산업)KFP 주사업자로 선정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는데, 이 과정에서 전투기 생산에 필요한 기술과 각종 노하우들이 한번 단절되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항공기 개발기술이 수년간 퇴보한 것이다.

 

정부가 기술력이 있었던 대한항공을 배제하고 왜 항공기 엔진조립 회사였던 삼성항공(현재 한국항공우주산업)을 선택하였는지에 대한 정확한 이유는 알려진 바가 없으나, 전문가들은 당시 대한항공이 기술개발에 소극적이었기 때문에 다른 회사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 때, 기본적인 기술력이 쌓여 있었던 대한항공이 KPF 사업을 맡아서 추진하였더라면 더 적은 비용으로 더 빨리 T-50을 개발하기 위한 노하우들을 습득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한 번의 실수로 항공기 개발경쟁에서 밀리게 되자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였는데, 1999년 한국항공우주산업(KAI)가 탄생되면서 부터는 이런 현상이 고착화 되고 있다.

 

 



항공기 설계기술 없었던 한국, 록히드마틴에 미 공군 훈련기 함께 개발하자 역제안

 

당시 F-16을 생산하면서 절충교역(Offset)으로 각종 기술들을 록히드 마틴사로부터 받아오게 되어 있었는데, 당시 기술진들은 백화점식의 기술도입을 지양하고 T-50 설계에 필요한 기술들을 받아오자고 의견을 모은 것이 오늘날의 T-50으로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개발 당시에는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었지만, 초음속 전투기 설계를 해 본 인력이 없었고 설계도를 그릴 각종 컴퓨터 및 항공기 조립을 위한 장비들조차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았다. 조선소도 없으면서 배를 건조하겠다고 거북선이 그려진 500원짜리 지폐를 들고 세계를 누빈 정주영 회장의 일화가 생각나는 대목이다.

 

기본적으로 우리가 어떤 성능의 항공기를 만들겠다는 개념이 정립되어 있지 않았기에 항공기의 형상은 어떻게 할 것인가?‘부터 성능문제등 모든 것이 논쟁의 대상이었는데, 당시 기술진들의 모습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MBC에서 인기리에 방영중인 무한도전‘(무모한 도전의 줄임말)을 보는 것과 똑같았던 것이다. 기술진마다 자신의 의견이 맞다고 사사건건이 충돌하였던 것이다.

 

그 와중에도 우리 기술진은 록히드마틴의 경영진에게 미 공군의 차기 고등훈련기 사업에 공동으로 참여하자고 역으로 제안하였다. 아무런 기술도 없었던 한국이 록히드마틴을 잘 설득하여 록히드마틴의 항공기 설계기술을 배워오고, 개발비의 13%라는 막대한 금액의 투자비까지 유치를 받았던 것이다. 초음속 항공기 설계 및 생산과 관련된 아무런 기술도 없었던 한국 기술진들이 한국 공군과 미 공군 물량만으로도 충분히 채산성이 있다고 설득을 한 것이다. 대동강 물을 팔았던 봉이 김선달도 울고 갈 제안을 역으로 한 것이다.

 

록히드마틴은 자기들이 가진 기술 중에서 지나간 기술을 주고 미 공군 훈련기사업에 참가하여 승리하게 되면 적은 비용으로 힘 안들이고 세계 항공기 시장을 석권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우리 기술진들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다. 담배로 KT-1 생산에 필요한 기술들을 빼내어 왔던 한국의 기술진들이 록히드마틴의 기술을 얼마나 가져왔을지는 말하지 않아도 다들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때부터 한국을 굶주린 맹수로 표현하며 경계하는 움직임이 생기게 된 것이다.

 

한국이 가진 항공산업의 장점은 대한민국 ‘국방부라는 대량 구매처가 있고, 모든 산업부분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일단 시작만 하면 최단기간에 대량생산이 가능한 것이다. 게다가, 북한과 대치를 하고 있기 때문에 실전에 바로 투입하여 성능을 검증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도 함께 가지고 있는 것이 큰 장점인 것이다.

 

 



항공기술 후진국 대한민국, 훈련기와 전투기를 동시에 설계 무한도전

 

기존 한국의 무기개발 방식은 국방과학연구소가 기술개발을 하고 방산업체들은 단순히 양산만 하는 체제였는데, 록히드마틴사의 텔업 회장이 개발자와 생산자가 같아야지만 책임소재가 명확해 진다고 주장하여 삼성항공(현재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주도로 T-50에 대한 개발과 양산을 동시에 하게 된 것이다. 이런 탓에 분유를 소화도 못 시키는데, ‘스테이크 써는 법부터 배우게 된 셈인 것이다.

 

초음속 항공기 설계기술도 없었던 대한민국의 기술자들이 무슨 배짱으로 그런 무모한 도전을 하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현재는 전투기 수출국으로 올라선 상황이다. ‘잘 되는 집안은 뭘 해도 잘 된다.’ 는 옛말이 정확하게 들어맞은 셈인 것이다.

 

1997IMF를 맞으면서 T-50 개발은 한 차례 고비를 맞았고, T-50의 성공을 바라지 않는 해외업체들의 끊임없는 허위사실 유포 등에 의해 수 차례 고비가 있었지만, 계기술도 없었던 대한민국이라는 작은 나라가 T-50 초음속 고등훈련기와 F/A-50 고등훈련기를 동시에 설계하고 생산하였다는 점이다.

 

처음부터 기체를 F/A-50 경전투기에 맞게 설계한 다음 무장을 제거하면 고등훈련기로 전용할 수 있도록 설계를 한 것이다. , 놀라운 점은 통상 하나의 기종을 개발하기 위해 6대의 시제기를 만드는데, T-50F/A-50을 다 더해서 총 4대의 시제기만을 만들었고, 양산이 시작될 때까지 단 한 대도 추락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미국이 총 6대의 F-22 시제기를 만들어 시험비행 중 1대가 추락한 것에 비교하면 대단한 성과를 우리 기술진들이 이룩하였던 것이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개발기간이 단축되고 개발비용도 절감할 수 있게 되었는데, 결과적으로 국제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된 것이다.

 

 



애국심으로 개발한 T-50, 국방비 절감과 소재산업 육성에 큰 기여

 

일부 부족한 기술은 록히드마틴사로부터 기술을 전수 받았지만, 우리 손으로 항공기 설계부터 부품제작 및 조립을 하다 보니 일차적으로 우리 공군은 중국집에 음식을 주문하는 마음으로 가볍게 각종 요구사항들을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주문만 하면 되고, 업체도 밀가루 반죽하듯이 쉽게 공군의 요구사항을 맞출 수 있게 된 것이다. 필요한 항공기 부품을 퀵서비스로 배달시킬 수 있는 있는 시대가 도래하게 된 것이다.

 

다른 나라가 생산한 항공기를 면허생산할 때에는 우리 기술진들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지만, 독자모델을 개발하면서 우리 공군이 요구사항을 100% 충족시킬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미 우리 공군에서도 F/A-50, T-50을 실전에 배치하였고, 추가적으로 제작하여 총 100여대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 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필리핀, 이라크에도 수출을 하였는데, 국방비 투입이 국방력 강화, 수출증진 및 세수확충, 일자리 창출 등 다양한 효과를 내고 있어 창조경제’, ‘창조국방의 모범사례로 평가되고 있는 상황이다.


T-50B 에어쇼 전용기체로 이루어진 공군의 블랙이글에어쇼팀은 싱가폴 에어쇼에 참가하기 위해 5400km를 비행하기도 하였는데, 기체에 대한 자신감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 뿐만 아니라, 해체와 조립을 마음대로 할 수 있게 되어 해외 에어쇼에 출전하기에 매우 쉬워졌다,

 

 



T-50 1000대 수출 가능, ‘전근대적 방위산업법이 수출경쟁력 저해시키고 있어

 

미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미 공군의 고등훈련기 사업에서 T-50이 승리하게 될 경우 약 350~400대의 물량이 생산되게 된다. 이렇게 되면 T-50 계열 항공기의 한 대당 생산비용이 대폭 낮아지게 되 가격경쟁력이 더욱 높아지게 된다. 전 세계에 약 1,000대 정도 보급된 F-5 경전투기 시장도 상당부분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으며, 미국 주정부의 전투기 교체 사업에서도 T-50이 선전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T-50F/A-50을 합해서 약 1,000대 정도를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한 대당 약 260억원 정도라고 가정을 하면 26조원의 시장이 열리는 것이고, 향후 30년간 부품교체까지 감안한다면 막대한 부가가치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로 인하여 대한민국의 부품소재 산업이 한단계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국내 방산업체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기술료 문제와 시험성적서 비용 문제를 시급하게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기술료라는 명칭 때문에 일반 국민들은 국내 기술개발에 재투자 되는 비용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지만, 국방과학연구소 직원들에게 보너스로 지급되는 비용으로 이 비용이 천문학적이어서 국내 방산제품의 해외 수출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현재 국방과학연구소가 특허괴물이냐?’ 는 비판도 일고 있는 상황이다.

 

, 국방기술품질원이 요구하는 시험성적서의 경우 발급에 대한 규정이 없이 무분별하게 시험성적서 발급을 요구하였고, 이 때 발생하는 비용을 방산원가에 반영시켜 주지 않는 등 제도적 결함이 심각하다고 지난 16일 감사원은 방산관련 기관들에 대한 감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지적하였다. 방산제품을 수입하던 시기인 2006년에 만들어졌던 전근대적인 규정들이 방산제품을 수출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어 박근혜 대통령이 주창한 창조국방’의 효과를 반감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이 생산하지 않는 중저가 전투기 생산정책 일본 누르고 항공수출 대국 가능하다

 

일본의 경우 천문학적 비용을 들여 항공기 개발 기술을 쌓고 있다. 그러나, 세계시장 수출을 염두해 두고서 항공기를 만든다기 보다는 기술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어 기술적으로는 한국보다 선진국일지는 모르나 해외수출 경쟁력은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가격이 비싸고 미국이 만드는 모델과 정확하게 겹치는 모델을 생산하기 때문에 수출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미국을 넘어서겠다는 자존심 경쟁이 밑바탕이 되어 미국과 경쟁이 예상되는 모델들을 집중적으로 만들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미국이 생산하지 않는 중저가 항공기를 우선적으로 만들어 중저가 시장을 장악한 뒤에 서서히 모델들을 다양하게 늘리겠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데, 이는 포니에서 시작된 한국의 자동차산업의 발전과 연관이 있다. 결과적으로 소형차에서 시작된 한국의 자동차 산업은 한국을 세계 5대 자동차 생산국으로 변모시켰는데, 항공기 산업에서도 이와 같은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기술진들이 애국심으로 개발한 T-50F/A-50 항공기들이 대한민국의 산업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자주국방의 초석을 쌓고 있어 국방비의 효율적 사용모델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전 당시 소총도 제대로 없어 북한군의 기습에 화염병을 던지며 육탄으로 북한군의 진격을 저지하였던 한국이 이제는 세계 항공기 시장에서 강자로 급부상하고 있어 국민들의 가슴에 무한한 자부심을 심고 있다. 자동차·조선산업에 이어 항공산업이 대한민국 산업을 이끌고 가는 제3의 기관차가 될 수 있도록 격려와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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