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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신장 위구르... 역사책 찢고 나온 21세기 식민지

중국 최대 오일과 천연가스 생산지이나 가장 혹독한 삶을 사는 주민들



영국의 경제 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6월2일 최근 몇 년 사이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급속히 강화되고 있는 중국 정부의 주민 통제정책의 이유와 실상을 자세히 보도했다. 중국 서북부에 위치한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주민 대부분은 이슬람 교도로서 중국의 다른 지역과는 인종적, 문화적으로 매우 이질적인 곳이다.  


알라의 뜻

“예언자 술라이만이 아들을 불러서 말했다, ‘신께서 나에게 명을 내리셨다. 너는 이제부터 세상을 돌아보고 와서 영혼이 살아있는 사람과 죽어버린 사람 어느 쪽이 더 많은지 말해다오’, 오랜 뒤에 돌아온 아들은 ‘세상엔 영혼이 죽어버린 사람들이 더 많았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위 글은 하산이 2015년, 그의 나이 23세 때 SNS에 올린 글이다. 그는 중국 서북부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사처현(야르칸드)에서 태어났지만, 이슬람 공부를 더 하고 싶었고 돈도 벌기 위해 현의 수도인 우르무치로 왔다. 결혼해서 딸을 하나 낳았고 옥가공 제품과 신발을 팔아서 가족을 부양했다. 

그는 자신을 독실한 수피교(이슬람 신비주의) 신도라고 소개하며 춤과 경박한 말을 금하는 삶을 살고 있다고 했다.

2015년 우르무치시(市)는 갑자기 모든 거주자들에게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서 새로운 신분증명서를 발급받으라고 공지했다. 거의 강제나 마찬가지였다고 하산은 말했다.

“매일 경찰이 전화를 했다. 심지어 부모님을 시켜서 전화를 하게 만들기도 했다.”

견디다 못한 그는 부인과 딸을 데리고 고향까지 20시간의 버스 여행길에 올랐다. 하지만 도중에 버스가 트럭과 충돌하는 비극적인 사고로 부인과 딸이 사망하고 그는 입원하게 된다. 병상에 누운 그는 ‘알라의 뜻이다’라고 말했다.

심한 부상으로 움직일 수 없게 되자, 다시 우르무치로 돌아가게 해달라고 정부 당국에 호소했지만, 그의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그는 가족과 생계수단, 그리고 자유까지 잃는 처지가 되었다. 

사고 2주 후, 그는 정부의 명령에 따라 어느 교육장에 입소했고 친척들은 그 후로 아직까지 그의 행방을 알 수 없다고 한다. 현재 신장 위구르 지역에는 하산과 같이 행방불명된 사람들이 수십만 명에 이른다. 

하산이 태어난 야르칸드는 베이징까지의 거리나 바그다드까지의 거리가 거의 비슷한 곳이다. 사람들은 튀르크어를 쓰고 문화도 한족과는 매우 이질적이다. 무척이나 외지고 낙후한 지역이지만, 중국에서 가장 많은 오일과 천연가스가 생산될 뿐 아니라, 러시아와 중앙아시아에서 수입되는 연료 파이프가 지나가는 일대일로의 핵심 고리에 위치하고 있다. 

천안문 사건 이후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2009년 우르무치 소요사태와 잇따른 테러로 인해 중국 정부는 지역주민에 대한 통제와 감시를 부쩍 강화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혹독한 인권 탄압이 자행되고 있는 곳이라고 지적했다.  


수용소 군도

현재 중국 정부는 하산이 수감된 곳과 같은 교육장을 대략 수천 개 건설 중이며 그곳에 위구르인들을 무차별적으로 집어넣고 있다. 체험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감옥과 다를 바 없는 곳이라고 한다. 

한 위구르인은 그곳에서 시진핑과 공산당에 대해 감사의 말을 할 때까지 음식을 받아먹지 못했다고 했으며, 다른 이들은 고문을 당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82세의 이슬람 지도자 무하마드 살리는 우르무치의 수용소에서 사망했다. 

지역 최대 도시 쿠얼러에는 4곳의 수용소가 위치하고 있으며 그중에 가장 규모가 큰 곳은 5번 중학교 건물을 개조한 곳이다. 지역 경비 책임자는 쿠얼러에만 약 12만 명이 수용되어 있다고 밝혔다. 한편, 중부 카스시의 수용소는 제소자가 포화 상태에 이르러 교도관들이 더이상 사람들을 데려오지 말 것을 경찰에 요청했다. 

독일 소재 유럽문화신학대학 교수 아드리안 젠즈는 중국 내 수용소 건물 72곳에 대한 건축 계약서를 본 적이 있다고 밝혔다. 총비용 6억8천2백만 위안(1억8백만 달러)이 2017년 4월 이후 모두 지불되었다고 표기되어 있었다. 그리고 키르기즈스탄 접경 아커타오현의 기록물에는 2017년 예산의 9.6%가 수용소 운영 및 보안단속 활동에 사용되었다고 나와 있다. 2007년에 비해 열배 증가한 금액이다.




이 모든 정황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는 수용소의 존재를 공식 부정하고 있다. 

위구르인들이 구금되는 이유는 다양하다. 장의사로 일하는 한 여성은 이슬람식으로 장례를 했다고 구금되었으며, 무단 출국을 하려했다는 이유로 잡혀간 사람들도 있고, 종교적 신념이 너무 강해서, 또는 남들이 설교하는 걸 막지 않아서, 중국 국가를 부르지 못한다는 이유로 수많은 사람들이 수용소에 갇혔다. 

미 의회 기금으로 운영되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이 지역 11개 가구에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문의한 결과, 여섯 가정이 자신의 가족 중 누군가가 수용소에 있다는 응답을 들을 수 있었다고 한다. 한편, 국제인권 감시기구는 수용소에 수감된 위구르인의 숫자를 80만명으로 추정하며, 인디애나주 로즈 헐먼 대학의 티모시 그로스 교수는 50만에서 1백만 사이로 보고 있다. 종합하면, 위구르인 청장년 남성의 육분의 일에서 삼분의 일이 수용소에 있다고 결론낼 수 있다. 

중국 정부는 위구르 분리주의자들의 테러를 막기 위해서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최근의 사건은 2013년 천안문 광장 무차별 차량돌진, 2014년 쿤밍역 테러, 2014년 야르칸드 유혈충돌 사태, 아커쑤 지역 탄광 공격, 키르기즈스탄 중국 대사관 폭파 시도, 태국의 중국인 관광객 밀집 지역 테러 등이 있다.

무엇보다 중국 정부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부분은 터키를 중심으로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위구르 분리주의자들과 이슬람 무장단체의 연합이다. 중국과 시리아 정부는 1,500명 정도 되는 위구르인이 IS 또는 알카에다 분파인 알누스라 전선에 가담해서 시리아 내전에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들과 개연성이 높은 튀르케스탄 이슬람당은 신장 위구르 지역의 독립을 주장하는 무장단체로 미국과 유럽에서 테러단체로 규정하고 있다. 2016년 한 IS 전향자가 제공한 정보에 따르면 114명의 신장지역 출신 대원이 조직에서 활동 중이었다고 한다.


그물망 감시 조직

사정이 그렇다 해도 주민들에게 적용되는 감시와 통제는 도를 넘어선 듯 보인다. 허톈시에는 지금 300미터마다 경찰 지구대가 신설되어 있다. 마치 편의점처럼 흔하다고 해서 ‘편의점 지구대’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다. 사실 생수를 제공하거나 휴대폰 충전서비스도 해주니 비슷한 부분도 있다. 

하지만 창문 하나 없는 금속성의 회색 건물은 그물망 통제의 한 칸을 담당하고 있는 장소다. 이는 티벳에서 이미 2011~2016년에 걸쳐 실시된 적이 있는 주민 통제감시 시스템으로 구획마다 주민 500여명이 포함될 수 있도록 도시를 바둑판 모양으로 나누어서 효과적으로 감시하기 위한 제도다.



허톈시 외곽의 한 대형 검문소 앞에 버스가 서자, 경찰관이 승객 모두를 내리게 했다. 전부 위구르인들이었다. 사람들은 줄을 서서 한 명씩 검문소 안으로 들어간다. 먼저 신분증이 스캔되고 증명사진 촬영과 지문 채취가 실시된다. 그 다음은 새로 도입된 홍채 인식 기계가 눈동자를 정밀 관찰한다. 여성들은 머리에 쓰고 있는 스카프도 벗어야 한다. 

위구르 젊은이 세 명은 각자 스마트 폰을 꺼내서 잠금설정을 해제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그리고 전화기는 거치대처럼 생긴 장치 위에 올려진다. 기기 내의 모든 저장 데이터를 다운로드받는 기계다. 그렇게 추출한 개인 자료는 나중에 따로 철저히 분석된다. 그쯤 되자 위구르인 여성이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경찰관에게 ‘왜 남의 전화기를 검사하냐’고 소리를 쳤다. 

이제 도시에는 1킬로미터 마다 4~5개의 검문소가 세워져 있다. 위구르인이라면 하루에도 몇 번씩은 검문소를 통과해야 한다.

그리고 허톈시의 모든 상점과 음식점에는 긴급호출 버튼이 설치되어 있다. 버튼을 누르면 1분 만에 경찰이 도착한다. 칼을 든 위구르 폭력집단이 여행객을 무차별 살해한 쿤밍역 테러 이후 취해진 조치다.
이곳에서 칼을 사는 것은 대한민국에서 총을 사는 것 만큼이나 어렵다. 식당이나 정육점에서 쓰는 칼도 사용하지 않을 때는 체인으로 자물쇠를 채워놔야 한다. 도난당해 무기로 사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심지어 아커쑤 지역에서는 모든 도검류에 QR 카드를 부착해 주인을 추적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그 뿐이 아니다. 지역내 모든 상점과 음식점에는 시간제 경찰관이 배치되어 있다. 수천 명에 이르는 가게 점원과 웨이터들이 오후 일정한 시간에 모여서 경찰 훈련을 받아야 한다. 그들에게는 헬멧과 방탄조끼, 경찰봉이 지급된다. 시내의 원단시장에는 가게마다 이런 시간제 경찰들이 앉아서 물건을 팔고 있다. 일부는 복장이 거추장스러워서 헬멧과 방탄조끼를 옆에 벗어 두었다. 그 옆으로 정식 경찰들이 분대를 이뤄 지나가며 곳곳의 방범용 CCTV를 점검하고, 시간제 경찰들에게 제대로 복장을 갖추고 있으라고 주의를 주기도 한다. 

기차역에서는 여행객들이 표를 구매하기 전에 세 차례 가방 검사를 받는다. 기차에 타더라도 경찰이 오가며 위구르인들에게는 다시한번 가방을 열어보라고 명령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기차가 카스시에 도착할 때 쯤 되자 창밖으로 철제 차량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걸 본 아이 하나가 흥분해서 ‘장갑차다, 장갑차!’라고 소리쳤다. 거의 군용처럼 보이는 그 경비차량이 아이들에게도 매우 친숙한 풍경이 되어가고 있는 듯 했다. 

제복을 입은 상점 종업원과 민간인 소유의 도검류 통제, 편의점 경찰 지구대는 철저한 경찰국가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지방 정부 역시 전체적인 감시 능력을 높이기 위해 기꺼이 인력과 장비 증강에 열을 올리고 있다.


(번역 : 글로벌디펜스뉴스 외신번역기자 이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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