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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국정운영 혼수상태에 빠지다

신한반도체제는 고려연방제를 추종, 김정은 능력없으니 제 정신 차리시기를




하노이 반전


2월 28일 하노이에서 개최된 트럼프-김정은 회담이 결렬되고 나서부터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이 리듬감을 상실했다. 애창곡 “한반도 평화” 노래가 박자를 엇나가기 시작하면서 더불어민주당과 민주노총 구성원들이 추는 춤이 미치광이 발광으로 변화해 가는 조짐을 보인다.


자유한국당 대표 나경원의 연설에 삿대질과 고함을 질러대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나 국가원수모독죄를 말하는 그 당 대표 이해찬의 행동과 말을 국민들은 춤과 음악이 아니라 발광과 악담으로 인식할 것이다. 정부여당에 대한 지지율 하락지표로 국민들의 부정적 인식을 확인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는 2월 28일 하노이 회담을 앞둔 시점까지 나름대로 예상 시나리오를 갖고 있었다고 한다. 그들은 미국이 평양에게 영변 핵시설을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게 해체하는 것과 향후 추가적 핵시설 및 탄도미사일의 해체약속을 요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한다. 그들은 또 미국이 준비한 보상은 미북간 연락사무소 개설, 한국전 종전선언, 그리고 남북한 간 경제교류와 협력의 재개와 같은 부분적 제재해제가 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다른 한편으로 북한측에게 평양선언에 포함된 불가역적 비핵화 단계를 향한 결정적 조치를 주문했다고 한다. 이 주문은 구체적으로 북한측이 미사일 엔진 시험장과 동창리 발사대를 미국 전문가들이 보는 앞에서 해체하고, 영변 등지의 핵시설을 영구적으로 제거하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여기 소개한 문재인 정부의 미북회담 예상시나리오는 문정인 특보가 포린어페어에 기고하여 3월 14일자로 출판된 글에 드러나 있다. 물론 문정인 특보가 외교적 실패를 말로 만회하기 위해 자기들의 행동을 사후에 미화하는 부분이 섞여 있을 수 있으나, 적어도 정부 내부자가 전하는 바에 따르면 그들이 하노이 회담을 그렇게 준비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런 예상 시나리오를 갖고 당일 미북정상간 합의문 발표를 학수고대하며 텔레비전 앞에 앉아 있었다는 것 아니겠는가! 합의문만 발표되면 자기도 곧 기자들 앞에 나가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재개를 발표하면서 “한반도 평화” 구축의 성과를 자랑할 꿈에 부풀어서 말이다.


그런데 기자회견장에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오 장관 둘만 나와서 회담이 결론 없이 끝났다고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 입장에서는 황망하기 그지없는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당장 다음날 3.1절 100주년 기념식사에서 신한반도체제를 선언하려던 계획을 어쩔 것인가?



김정은의 수준 드러나다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정상회담을 결렬시킨 이유는 김정은에게 비핵화 의지가 없다는 것이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회담장에서 김정은은 영변 핵시설에 대해서도 구체적 내용을 확인해 주지 않고 영변 이외의 핵물질 생산시설에 대하여도 인정하지 못하는 태도를 취했는데, 김의 그런 모습을 보고 트럼프 대통령은 같이 협상할 상대로서의 격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게다가 김정은은 하노이 회담장에서 종전선언이나 미북간 연락사무소 개설에도 관심을 보이지 않고 제재해제만 요구함으로써 경제제재가 북한에게 치명적 압박으로 작용한다는 취약점을 드러내 보이는 실수를 저질렀다.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조야의 전문가 및 지도자들 모두 김정은은 대등한 입장에서 협상하기에는 격이 떨어지는 인물이며 힘과 압박으로 행동을 변화시켜야 할 상대라는 인식에 합류하게 된 상황이다.



3.1절 100주년 기념사에서 정치적 계획 드러내


회담결렬 다음 날 문재인 대통령은 3.1절 100주년 기념식사를 읽었는데, 그 내용은 상황의 변화를 감안하지 못한 소음에 해당했다. 그는 3.1운동을 진압하는 일본 헌병대가 평안남도 맹산에서 참극을 벌였다고 했는데, 그 곳 출신인 저명 사학자 김동길 교수는 그런 소리 들어보지 못했다고 말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는 함께 독립을 열망했고 국민주권을 꿈꾸었습니다”라고 했지만 기미독립선언서에서는 국민주권주의가 표방되지 않았다.


대통령은 이어서 친일잔재 청산이 미흡하다고 주장하더니 “지금도 우리 사회에서 정치적 경쟁 세력을 비방하고 공격하는 도구로 빨갱이란 말이 사용되고 있고, 변형된 ‘색깔론’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우리가 하루빨리 청산해야 할 대표적인 친일잔재입니다.”라고 말했다. 빨갱이라는 지칭을 쓰는 것이 친일잔재이니 앞으로는 그렇게 하지 말라는 메시지다.


그의 연설주제는 결국 ‘신한반도체제’로 이어지더니 3.1운동 “당시 베이징대학 교수로서 신문화운동을 이끈” 인물이라며 천두슈의 말을 인용해서 3.1운동을 재정의했다. “조선의 독립운동은...세계혁명사에 신기원을 열었다”라고. 천두슈는 중국공산당을 창당한 진독수(陳獨秀)의 중국식 발음이다.


문정인 특보의 포린어페어스 기고문과 문재인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를 함께 분석해 보면 더불어민주당 정부가 애초 기획했던 정치의 그림이 드러난다. 필자 나름의 분석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문재인 대통령은 애초 미국과 북한이 종전선언에 합의하는 것을 전제로 3.1절 100주년 기념사에서 ‘신한반도체제’를 선언하려던 계획이었을 것이다. 남북한이 추진하고 미국이 추인하는 신한반도체제란 빨갱이란 용어사용을 금지시키고 중국공산당 창설자 천두슈의 사상에 따라 3.1운동을 재규정하며 ‘친일잔재’를 청산하는 것이 그 계획의 골자였을 것이다. 그래서 그가 기념식에서 말한대로 “우리 모두의 민주공화국”을 만드는 것이다.


‘친일잔재 청산’이란 용어에는 노동자, 농민, 인텔리, 민족자본가의 네 계급을 묶어서 인민민주주의를 실시하려는 심사원려(深思遠盧)가 실려있다. ‘친일잔재’라고 뭉뚱그려 표현한 적대계급이란 더 구체적으로 미제와 지주, 반동관료, 매판자본가로 열거된다. 실제 한국역사에서 한미동맹이란 한미양국이 상호이익을 추구하며 맺은 자주적 조약임에도 조선노동당은 한국을 미제의 식민지라고 강변한다. 또 한국역사에서 지주는 1950년 실시된 농지개혁법에 따라 사라진 계급이고 관료와 재벌기업들의 협력을 통하여 산업화와 중산층 육성에 성공한 것이 역사적 진실이다.


조선노동당은 남한에 계급투쟁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노동자, 농민, 인텔리, 민족자본가의 네 계급이 참가하는 통일전선을 형성하라고 남한 내 추종자들에게 종용해 왔다. 통일전선은 여러 계급과 집단이 참여하여 다원주의적 구조를 갖는 것 같지만 사실은 조선노동당의 지휘와 통제를 받는다. 조선노동당의 지휘와 통제를 보장하기 위해서 ‘빨갱이’란 용어의 사용을 금지시키는 것이다.


기념사에 천두슈의 말이 인용된 데에는 앞으로 3.1운동사를 세계공산주의 혁명사의 맥락에 따라 재해석하겠다는 뜻이 실려 있다. 3.1운동에서 시작된 계급혁명이 임시정부를 통하여 국민주권주의로 세워지고 “4.19혁명과 부마민주항쟁, 5.18민주화운동, 6.10민주항쟁, 그리고 촛불혁명을 통해” 통일전선이 구축되어 왔다는 것을 “평범한 사람들이 각자의 힘과 방법으로 우리 모두의 민주공화국을 만들어” 왔다고 표현했다.



신한반도체제는 고려연방제 노선을 추종


김일성은 고려연방제 실현의 강령으로서 “중립적인 통일국가”를 제시했다. 미북간의 종전선언과 연락사무소 개설은 중립적인 통일국가 실현의 과정이다. 문대통령이 기념사에 끼워넣은 ‘신한반도체제’는 애초 미북간에 종전선언과 미북관계 개선이 합의될 것을 기대하고 담대하게 발표하려던 개념이었다. 신한반도체제에서는 누구를 빨갱이라고 지칭해서는 않된다. 조선노동당식 표현으로 “민주주의를 귀중히 여기며 주의·주장이 다르다고 하여 배척하지 말고 조국통일의 길에서 함께 손잡고 나가야 한다.” 이것은 김일성이 제시한 통일강령에 포함된 내용으로 고려연방제 실현의 전제조건이다.


남한체제에서 국가보안법, 종합정보기관 등 반공제도들을 없애고 공산주의를 용납하는 용공정권을 세우고 나면 조선노동당이 지휘하는 통일전선을 형성해서 고려연방제로 나아간다는 혁명계획이다. 조선노동당은 남한 내의 추종자들에게 용공정권을 세워 자기 체제, 즉 자유민주주의를 방어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반공제도들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무정부주의적 국정운영을 요구하는 한편,  스스로는 통일전선 구축의 주체로 남한정치에 개입한다.


그렇게 형성된 통일전선을 통하여 한국의 발전체제를 전복한 다음, 노동자를 앞세워 농민, 인텔리, 민족자본가의 정치적 영향력을 제거하는 중간단계를 거쳐, 결국은 노동자들을 조선노동당과 수령의 노예로 복속시키는 종막으로 치닫는 것이 바로 계급투쟁의 경로이다. 이런 담대한 계획과 심사원려가 하노이 회담 결렬로 수포로 돌아가 버린 것이다.



문재인 제 정신차려야


하노이 회담을 통해 밝혀진 중요한 사실은 “조선반도”에 혁명을 지도해야 할 수령과 공산당의 역량이 모자라서 “북조선”에 “민주기지”가 구축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남측의 문재인 대통령은 3월 1일 기념사에서 빨갱이 타령을 비난하며 용공정권 수립을 선언하고 있는데도, 김정은은 하노이 회담장에서 남조선 통일전선 구축과 중립화 통일을 목표로 하는 종전선언이나 미북관계 개선에 관심을 기울일 여유가 없었다. 경제제재 하에서 자기정권 유지가 다급한 상황임을 모두에게 들키고 말았다.


김일성은 혁명의 종들에게 남한 내에 용공정권을 세우라고 지시해 놓고 정작 자기가 다스리는 북조선 사회를 기아선상으로 내몰았다. 그래서 남한에 용공정권이 서도 조선노동당은 그걸 먹기 위해 해야 할 통일전선 구축의 지도력을 가지고 있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김일성이 인민민주주의니 고려연방제니 하는 말을 추종하여 남한 내에서 무정부주의적 행동을 보이는 사람들은 현실을 직시할 능력이 없는가? 김일성이네 동네 애들은 능력이 없어요. 그 사람들 추종하지 말고 자기 스스로의 사고를 해 보시라고요. 제 정신 차리라 이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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