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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방위산업은 21세기 신종 ‘고리대금업’

대한민국 방산수출 500억불, 꿈은 이루어진다 (1)


                                             한국방위산업학회 채우석 회장

F-15K 한 대를 약 1,000억 원에 구매하였다면 향후 30년간 기체 정비를 위한 유지보수 비용은 얼마나 들까? 워낙 경우의 수가 많아서 정확한 데이터를 산출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대략 도입 비용의 10배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F-15K를 약 30년 동안 운영한다면 대당 약 1조 원 가까운 비용이 부품구매 등 유지보수 비용으로 사용되는 셈이다. 중간에 성능 업그레이드를 한다면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따라서 우리나라에 60대의 F-15K가 배치되어 있기에 향후 30년 간 약 60조 원 정도의 유지보수 비용이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우리 공군은 약 8조 원을 들여 F-35A 40대를 도입하는데, 이 경우는 향후 30년 간 약 80조 원의 대부분을 미국 업체를 포함한 원 제작업체에게 유지보수 비용으로 지불해야 하는 셈이다. 육군의 아파치 헬기는 총 36대가 1조 8천억 원에 도입되었는데, 이 또한 향후 30년 간 약 18조 원을 해외 업체에게 지불해야 한다.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향후 30년간 우리가 미국에게 지불해야 할 돈이 어림잡아도 100조 원 이상 되는 것이다. 유럽에서 도입한 무기체계까지 감안한다면 앞으로 우리가 군사기술 선진국들에게 주기적으로 지불해야 할 금액이 얼마인지 예측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의 방위산업은 ‘21세기 신종 고리대금업’

미국의 방위산업의 특성을 빗대어 ‘21세기 신종 고리대금업’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마치 ‘사채’를 쓰는 순간 열심히 일을 해서 번 돈을 평생 이자 갚는데 써야 하듯이, 군사기술이 한번 종속된다면 우리 국민들이 열심히 일해서 벌어온 외화를 고스란히 무기체계를 수입해온 국가에 상납해야 하는 것이다. 

F-15K 60대를 향후 30년 동안 사용하는 대가로 60조 원의 비용 대부분을 미국 업체들에게 지불해야 한다고 계산을 하다보면 차라리 60조 원을 들여서 국내에서 F-15급 전투기를 개발하는 것이 낫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만일 국산 F-15 개발을 위해 60조 원이 국내에 투자된다면 내수경제 활성화, 고용창출, 산업경쟁력 향상 등 대한민국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국가적 대 역사가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투자비의 상당부분은 법인세, 부가가치세 등으로 환수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 입장에서는 많은 비용을 절감하면서 국가안보 강화, 내수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수출경쟁력 향상 등 네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것이다. 또 아무리 부족한 기술이라고 하더라도 60조 원이 투입된다면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현재 육군과 해군은 거의 모든 무기체계를 국내 업체들로부터 공급받고 있는데, 이를 모두 수입하여 사용한다면 국가경제가 파탄에 이를 수도 있다. 이런 고민 끝에 공군도 군사기술 독립 뿐만 아니라 국가경제 활성화를 위해서 F-16(+)급의 전투기를 해외구매보다는 국내에서 개발하려고 노력하여 왔는데, 그것이 바로 KF-X 사업인 것이다. 

국산 무기체계가 개발이 되면 해외 업체들이 큰 시장을 상실하게 되니,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각종 국내 무기체계 개발사업에 대해서 부정적인 여론을 조성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와중에 국내에서는 방산비리 수사 등을 통해 뚜렷한 전략도 없이 방위산업을 무력화 시키는 어리석은 해악행위를 하고 있으니 해외업체들은 속으로 쾌재를 부르고 있는 웃지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우리의 미래를 군사강국들에게 저당 잡히지 않으려면 이제부터라도 우리 정부와 국민들이 뚝심을 가지고 국산 무기체계 개발에 힘을 실어줘야 할 것이다.






미국, 자국 방위산업 육성을 위해서 ‘진화적 ROC 적용’, 노후된 무기는 동맹국에 싸게 판매

미국은 자국의 방위산업 육성을 위해 ‘진화적 ROC(작전요구성능)'를 적용하여 무기체계를 개발한다. 쉽게 설명하면, 자신들이 도달해야 할 목표 성능을 100으로 잡고 현재의 기술력으로 도달할 수 있는 범위에서 먼저 개발을 하되, 확장성이 가능하도록 동체를 설계하고 주기적으로 내부 전자장비 및 무장시스템 등을 업그레이드 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무기체계를 개발하게 되면 적은 비용으로 최대한 빠른 기간 내에 첨단 무기체계를 전력화할 수 있고, 또 IT기술의 발달에 따라 최신 기술들을 업그레이드하여 탑재할 수 있기에 미군은 항상 최신 장비를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즉 미군은 처음부터 사전계획 성능개량 (P3I: Pre-planned Product Improvement) 방식으로 계획을 하여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또 미국의 방위산업체들은 단계별 개발에 따라 끊임없이 업그레이드 수요가 생기므로 회사 내 기술진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수 있고 꾸준한 매출을 올릴 수가 있다. 자국 부품 업체들이 원활하게 가동이 되니 미군은 적기에 저렴한 가격으로 부품을 공급받을 수 있어 미군의 무기체계들은 작전 회전율이 매우 높아지게 된다. 이런 미 정부의 세심한 정책적 배려 등이 유기적으로 맞물려서 세계 최강 미군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미국은 미군이 사용하는 무기체계를 최신식으로 업그레이드 하면서 구형 장비들은 동맹국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를 한다. 경제력이 약한 동맹국은 당장 실전에 투입이 가능한 무기체계를 저렴하게 구매할 수가 있으니 매우 좋은 기회로 여긴다. 그러나 향후 15년~20년 간 미국 업체들로부터 부품을 공급받아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미국의 부품업체들은 미군에게 공급하는 부품들 외에도 동맹국들에게도 부품을 장기간 공급을 해야 하므로 가만히 있어도 장기간 먹거리가 생기는 셈인 것이다. 미국의 부품업체들은 이 과정에서 동맹국의 약점을 활용하여 종종 폭리를 취하기도 한다. 즉 군사기술이 종속되면 ‘글로벌 호구’가 되는 것이다.






미국은 정부가 나서서 싸게 미군의 무기체계를 판매하니 손해를 보는 것 같은데 미국의 부품업체들이 동맹국에게 장기간 부품을 팔아서 세금을 내니 결과적으로 큰 손해를 보는 것은 아닌 셈이다. 미군은 중고무기 판매대금에 약간의 비용을 보태서 최신 장비를 구매하거나 성능개량을 하게 되므로 미군의 전력은 항상 최상을 유지하게 된다. 

그로 인한 외교력 상승 등 무형의 부가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가 없을 만큼 크다고 할 수 있다. 또 군사고문단이라고 해서 제대군인들을 함께 파견하는데 동맹국들은 이 비용도 미국에게 지불해야 한다. 미국 정부는 제대군인들의 일자리 창출을 하면서 이들의 인건비도 구매국에게 전가시키는 것이다.

또 미국의 부품업체들이 동맹국들에게 수출을 하게 되면 부품 공장이 끊임없이 돌아가게 되므로 미군 은 부품을 보다 저렴하게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게 된다. 부품 공급 비용이 대폭 낮아지게 되므로 미군은 국방비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F-16의 경우 1972년에 시제기가 제작되었고, 1976년 12월에 최초 비행을 성공하였으며 1979년 1월에 실전배치 되었다. 미군은 ‘블록’이란 개념을 도입하여 현재는 ‘F-16 블록60’ 이 생산되고 있다. 

F-16은 더 이상 미군을 위해서 생산되고 있지는 않지만 동맹국들로부터 꾸준한 구매수요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F-16 초기 모델과 F-16 블록60은 성능 면에서는 전혀 다른 기종이라고 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4,000대 이상 판매가 되니 부품 공급이 원활하여 미 공군이 사용 중인 F-16 기종들은 부품 공급에 전혀 무리가 없는 것이다. 

미국은 만일 동맹국에서 반미정권이 들어선다면 바로 부품공급을 중단하여 해당 국가의 안보를 완전히 무력화 시켜버린다. 이런 방식으로 동맹국들이 미국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철저히 제어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군사기술이 종속된다면 유사시에는 주권이 제한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한국의 방위산업,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국산 무기체계 해외에 수출할 필요 있어

우리는 앞서 미국이 자국 내 방위산업을 활용하여 어떻게 동맹국들을 제어하는지, 동맹국들이 애써 벌어들인 외화를 어떻게 다시 미국으로 가져가는지를 살펴보았다. 우리 군도 완벽한 무기체계를 만든다고 막대한 개발비용과 오랜 개발기간을 투입하는 것보다 미군처럼 ‘진화적 ROC(작전요구성능)’를 적용하여 사전계획 성능개량 방식으로 무기체계들을 개발한다면 적은 비용으로 가급적 빨리 무기체계를 개발하여 전력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주기적으로 성능개량사업(업그레이드)을 한다면 항상 최신 장비를 운용하게 되므로 최상의 전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 뿐만 아니라 K-1 전차, KT-1 훈련기, K-9 자주포 등 개발되어 전력화 된지 오래된 무기체계들은 해외 시장에 중고로 싸게 판매함으로써 부품수출을 지속할 수 있도록 유도하여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국내의 부품산업도 전략적으로 육성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또 우리 군도 신규 구매계획을 수립할 때 '진화적 ROC(작전요구성능)'을 적용한 성능개량 방식을 적용함으로써 국내 방위산업체들이 고정적인 일거리를 확보할 수 있도록 배려할 필요가 있다. 국내 업체가 실적부진으로 폐업한다면 우리 군은 누구한테 부품을 공급 받을 것인지도 생각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 국가안보는 민·관·군·산·학·연이 한 팀이 되어 유기적으로 움직일 때 확고하게 지켜질 수 있는 것이다. ‘생각의 차이가 세상을 바꾼다.’는 말이 있듯이 청와대, 국방부, 국회 국방위, 국회 예결위 등 정책입안자들이 조금만이라도 신경을 써서 전략적으로 방위산업을 육성한다면 ‘국산 방산제품 500억 달러 수출’은 크게 어렵지 않게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채우석 한국방위산업학회장 약력 >




- 1972년 육사 28기 졸업

- 1982년 미국 콜로라도주립대학교 경영학 석사학위 취득

- 1988년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경영학 박사학위 취득

- 2001년 준장 예편


 

 주요 군경력


- 육군본부 관리측정장교비용분석장교전사편찬과장 역임

- 국방부 평가관리관실 지상장비평가과장획득개발국 획득 3과장획득기획과장

- 국방부연구개발관조달본부 외자부장조달본부 차장 역임

- 서울대한양대전경련 최고경영자과정 수료

- 성균관대고려대전북대건국대 초빙교수

- 현 한국방위산업학회장현 방산선진화포럼 회장

- 저서 방위산업창조경제 현장을 가다.”(공저)

- 보국훈장 천수장 및 삼일장 수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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